로마네스크
로마네스크 미술(Romanesque art)은 기원후 약 1,000년부터 고딕 양식이 13세기 이후에 나타날 때까지의 서유럽의 미술을 가리키며 이는 지역마다 시기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개요
10세기부터 12세기, 때로는 지역에 따라 13세기 전반까지를 로마네스크 시대라 부른다. 로마네스크 미술은 11세기에서 12세기 초에 걸쳐 전성기를 누렸다. 로마네스크란 원래 건축사 용어로써 고대 로마의 영향을 크게 받아서 탄생하였다는 의미로 로마네스크(로마풍)라는 호칭을 붙였으며 주된 기법으로는 두꺼운 석조의 벽면, 아치, 돔 등이 있다. 이후에는 엄밀히 로마풍뿐만이 아니라 에스파냐를 거치며 그 지역의 양식과 고대 로마의 전통이 섞여 만들어진 사라센 양식, 십자군 전쟁 혹은 성지 순례 등을 거치며 수도원 상호 간의 활발한 교류 등으로 하여금 전래한 동방 여러 지역의 양식, 카롤링거 양식, 비잔틴 양식 등이 상호 간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겨난 중세 중기의 여러 양식을 통합하여 일컫는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징
광대한 규모로 유지되던 프랑크 제국이 분열된 가운데 서유럽에는 노르만인, 사라센인 등의 거듭되는 침입으로 혼란과 공백(空白)이 지속되었다. 각 지역의 봉건 제후들은 기회를 틈타 자신들의 세력을 넓혀갔으며 왕 하나가 군림하던 중앙집권제가 붕괴하였다.
미술 활동 역시 궁정을 중심 이루어지던 풍조가 각지에서 부흥한 수도원에서 창조되는 추세로 바뀌어나갔다. 이러한 사회적인 특징을 따라 지방 양식이 지닌 저마다의 개성들이 로마네스크 미술의 특징의 하나가 되게 되었다.
다양한 지방 양식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신앙은 서유럽의 신앙을 바탕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에 공통성을 부여하였다. 종교미술은 점차 권위적인 양식에서 벗어나 수도사의 손으로 구현되며 그림으로 보는 성서로써의 특징이 생겨났다. 그림을 통한 교의 해설로 하여금 일부 귀족과 성직자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교세가 대중화되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였다. 이렇듯 종교의 대중화가 진행되며 각지에서는 조각품으로 꾸미고 가꾼 교회들이 세워지게 시작했다.
로마네스크 건축
로마네스크 건축은 반원 아치가 특징으로 보이는 한 중세 유럽의 건축 양식이며 노르만 건축이라고도 불리다가 이후 고딕 양식으로 발전하였다.
로마네스크 건축은 그 당시의 잦은 전쟁으로 인한 석재 구조를 많이 사용하였다. 육중하고 두꺼운 벽과 하중을 잘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둥근 아치, 구조적이고 튼튼한 기둥 등이 큰 탑과 장식적인 아케이드로 현대에 알려져 있다.
이 시대에 지어진 모든 건물은 대부분이 규칙적이고 대칭적인 평면을 가지며 명확히 정의된 쓰임새와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에 전체적인 외관만 보면 뒤이어 유행하게 될 고딕 건축에 비교하면 단조로워 보인다.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은 해당 시기의 다른 예술품들처럼 지역적 특징이 뚜렷하고 저마다 다른 재료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유럽 전역에 양식화되어 고루 분포되어 있다.
종교적인 성향을 띠고 중세의 대표 양식으로 불리는 고딕 양식과 달리,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은 인간과 이성, 자연에서 비롯한 고대를 지나 신비의 세계와 신앙의 세계를 드러내고자 하는 특색을 가진다. 종교적 경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양식이기에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많은 성들이 지어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도원 교회들이다. 많은 숫자가 아직도 남아있으며 미완성인 것도 더러 발견되는데 이들은 현재도 흔히 쓰이고 있다.
개요
카롤링거 왕조의 건물 지붕은 대체로 박공판 형태의 목조물인데, 아헨 성당만이 이러한 풍조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전과 달리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은 주요 부분에 석조의 아치 구조를 쓰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종래에 없던 진보의 흔적이라고 일컬을 수 있다. 네이브의 양쪽 벽면 위에 부채꼴로 재단한 석재를 석회로 잇고 쌓아서 반원형을 만든다. 통 모양의 아치는 천고를 높이고 내부 공간을 확장해 주었다. 필연적으로 무거운 돌 지붕을 떠받치기 위해 벽체는 두꺼워졌으며, 건물 이곳저곳에 외벽에 돌출하여 설치하는 보강용 벽(버트리스)을 필요로 하였다. 벽면에서부터 직각으로 튀어나온 버트리스 구조물은 로마네스크 건물의 외양에 특징적인 실루엣을 만들어준다. 위와 같은 예시 때문에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은 안팎이 모두 묵직한 느낌을 자아내며 장식적인 요소가 적다.
무거운 천장이 가하는 하중 때문에 벽의 강도 유지하기 위하여 로마네스크 양식에서는 큰 형태의 커다란 창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필연적으로 내부 공간은 채광이 부족한 형태가 되었는데, 이러한 어둠도 각지에 흩어진 건조물들이 종교적인 통일감을 이루는 데 일조하였다. 이러한 건축적인 풍조는 12세기 이전의 북이탈리아와 남프랑스, 카탈루냐 지방에서 많이 발견된다. 독일에서는 유행하는 로마네스크 양식 영향을 받으면서 카롤링거 왕조의 전통을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탑, 세례당 등을 함께 짓는 설계의 대형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마인츠 지역과 아우크스부르크 지역 등의 사원과 마리아 라흐 수도원 등이 이 시대에 지어진 대형화 건축의 좋은 예이다.
로마네스크 건축의 정수는 12세기 부르고뉴 지방에서 찾을 수 있다. 오턴, 베를레 등 소위 클뤼니 파로 불리는 사원들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 시기의 사원들에서는 네이브를 높이고 아일(측랑)도 아치로 지어 채광량을 늘리며 내부 공간의 확대를 꾀했다. 내부는 네이브 옆 벽면을 복층으로 지어 위쪽에 높은 창을 낸 형식이 관찰된다. 기둥은 굵은 문설주에 기둥머리를 붙여 아케이드를 떠받치게 하였으며 시대가 흐르며 장식 기둥이 추가되거나 기둥 자체에 홈이 파이는 등의 현상도 보인다. 외관 역시 크게 발전하여 파사드에 장식조각이 새겨지거나 북방에서 발달한 탑이 부착되기도 하여 신전 초입에 어울리는 모양새를 갖추었다. 또한 이 시기에 고안된 교차 아치는 후일 고딕 건축에 큰 영향을 미치며 그 기원이 되었다.
로마네스크 건축의 정의
로마네스크는 19세기의 한 고고학자가 제시한 단어로써 많은 건물들의 실제 연도가 특정되지 않은 5세기~13세기 사이의 서유럽 건축을 설명하기 위하여 주창되었다. 현재에는 10세기 후반~12세기까지의 보다 좁은 시기를 설명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로마네스크라는 단어는 특히 로마식의 둥근 아치를 포함하는 고딕 시기 이전 양식을 설명하는 데 효과적이다. 로마네스크 건축물들은 보다 단순해지고 기술적으로 뛰어나게 발전하지는 않았으나 로마식 건축물의 전통이 여전히 중세 유럽에 계속되었음을 보여준다.
'서양 미술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양 미술사 (12) 태동하는 중세 초기의 미술사 (0) | 2024.10.28 |
---|---|
서양 미술사 (11) 폼페이가 품은 로마 시대의 회화와 공예 (0) | 2024.10.23 |
서양 미술사 (10) 로마의 건축, 조각, 계승 된 미술 (0) | 2024.10.22 |
서양 미술사 (9) 에트루리아의 회화와 공예, 그리고 부케로 (0) | 2024.10.21 |
서양 미술사 (8) 에트루리아 건축과 조각 (0) | 2024.10.20 |